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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RKLE.HOLIC :: 스파클.홀릭

포토로그



2018/03/06 02:29

시간. log(myself)

20년전. 우리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고... 내가 말하던 할머니.

내가 어릴 적,
할머니와 함께 자는 일이 많았다.

그때 할머니는 
본인은 나이가 많다며, '이제 가야지...'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난 그말이 너무 싫어서, 항상 할머니께 
오래 오래 사셔야 한다고 말했었다.

어느날 저녁 할머니와 누워 있는데,
할머니가 물으셨다.
'이 할미가 얼마나 살았으면 좋겠냐고...'

난 아주 어려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큰 수를 말했다.
"999살이요!"
'그러면 너는? 너는 얼마나 살려구?'
난... 할머니가 더 오래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난... "전 500살이요!"
라고 대답했다.
'예끼 이놈아, 내가 너보다 더 오래 살면 어떡해!' 이렇게 말씀하시며 웃으셨다.

이 대화를 난 생생히 기억한다.
그 질문을 들었던 것도... 대답하기 전에 생각했던 순간 조차...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날 만나실 때면 이날의 대화를 항상 얘기하셨다.



할머니...

보고싶네요.



시간은...

그 어린 날의 시간은... 한 순간 순간이 내게 이리도 생생히 기억되어 있는데...

왜 어른의 날들은 이리도 빠를까요.

영원이라고 생각했던 999년의 시간도

지금 제 시간의 속도로는 금새 지나 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에요.


할머니.

기억 속의 모습은 너무도 생생한데...

왜 기억 속의 어린 제가 있던 할머니의 품은... 그리도 따뜻했는데...

지금... 커버린 제가 있는 이곳은, 가끔... 왜이리 차갑고 시릴까요.



할머니.

자주 기억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가끔... 이렇게 추억하며 인사드릴께요.


사랑합니다.

2018/02/26 00:52

평창 올림픽 폐막 log(myself)

올림픽이 끝났다.

얼마전 우리 가족은 평창에 하루 다녀왔다.
우리 아이와 함께.

조금은 춥고, 인파 속에 정신 없이, 이리 저리 다니다 왔었다.
아이가 기침이 심해서 걱정이 되었지만
축제의 느낌.
그리고 왠지 모를 자긍심.

그 중심에 우리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의 올림픽.

내게는 이렇게 기억 될 것이다.



평창에 다녀온 후 휴대폰,  아버지의 문자.

"아마도 동계 올림픽은 처음이자 이후 최소 30여년 내엔 
 다시 직접 보기는 어려운 것이겠지.
 우리 아이가 자라면서 많은 얘기꺼리가 계속 되리라~"


난...
아무런 답을 할 수 없었다.


영원.

마음속의 영원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의 영원이 존재하였으면 하는 나의 바램.


다들 기다림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기다림은 힘들지만, 그 설램과 초조함. 그리고 희망이 있다.

기다림이 지나 현실이 되고.

그 현실은 다시 과거가 된다.


과거가 된 이후의 시간은 너무나 빠르다.

난 이것이 두렵다.


올림픽의 폐막.

너무나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았지만,

티비 속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난...

아쉬웠다. 그리고 조금은 슬펐다.




아버지.

사랑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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